2013년 3월 31일 일요일
신세계
한국 느와르가 정말 많이 발전했다. 개인적으로는 '범죄와의 전쟁' 보다 재미있게 감상했다.
이 영화의 장점은 각 배우들의 에너지가 연기와 결합되서 상당한 몰입과 긴장을 준다는 것이다. 반대로 최민식의 폭발하지 않는 연기를 오랜만에 볼 수 있는데 장,단점을 동시에 느꼈다. '신세계' 에서 이자성, 정청, 최과장의 캐릭터들은 내면에 엄청난 갈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개개인 내면에는 크게 관점을 두지 않는다. 연기자의 무능이 아닌 감독의 역량일텐데, 이것이 감독의 절제인지 무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무미건조함이 더욱 마초적인 매력을 뽐냈다고 생각한다.
이정재의 연기가 그 논란의 중점이 될 수 있을텐데, 개인적으로 감독의 의도는 아닐 것 같다에 조금 더 마음이 간다.
★★★★
2013년 3월 25일 월요일
Ted
어른들을 위한 동화.
미국식 유머가 많아서 국내에는 그다지 코드가 안맞을 것 같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유쾌했다. 타겟이 성인인 만큼 좀더 질펀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우선 극의 전개가 전형적인 가족영화 혹은 오락영화의 패턴으로 흘러가는데 그것이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반복감상의 장점으로 작용할 거라고 감히 예측해 본다. 친구들과 몇번이고 돌려봐도 그다지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를 보고난 후 한참동안 아마존에서 테드인형을 검색하며 기웃거렸다.
★★★☆
2013년 3월 21일 목요일
Django Unchained
타란티노의 유쾌한 신작.
165분의 긴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장고도 타란티노의 스타일이 역시 듬뿍 묻어있는 작품으로 화면과 OST와의 조합은 환상적이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기력들이야 워낙 유명하니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사무엘 잭슨의 능글맞은 연기는 정말 총으로 쏴버리고 싶을 만큼 얄미웠다. 반대로 레오의 연기는 아쉬움을 남겼는데, 그가 연기를 잘 함은 분명하지만 어떠한 프레임에 갖힌 느낌처럼 다른 캐릭터지만 같은 분위기가 풍겼기 때문이다.
타란티노의 작품인 만큼 이 영화의 백미는 캐릭터간의 심리전을 통한 서스펜스다. 바스터즈보다는 살짝 약하고 통쾌함은 더욱 높인, 오락적인 측면으로 살짝 중심이 옮겨진 작품이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
2013년 3월 15일 금요일
Tree of Life
트리오브라이프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상당히 큰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텍사스 조그만 마을의 한 가정의 이야기에서 우주를 넘나드는 이야기 말이다.
이 영화의 특징은 등장인물간의 대사가 아닌, 영상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영상미에 함축되어있는 내용은 텍스트로 옮겨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오는 여운은 내가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의 복합물이었다.
다른 영화도 그러하긴 하지만 트리오브라이프만큼은 텍스트로 설명하기가 무엇보다 힘들다.
★★★★☆
2013년 3월 12일 화요일
Zero Dark Thirty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조여오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허트로커에서도 밀리터리물의 능력을 마음껏 보여준 캐스린 비글로우는 이번 작품에서 조금 더 진보한 듯한 느낌이다. 하이라이트 부분인 빈 라덴의 요새에 침입하는 장면의 긴장감은 상당하다. 시각적인 정보를 제한하고 현장감의 압박으로 가득 차있다.
또한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헬프'에서 보여줬던 발랄함과 사랑스러움, '트리 오브 라이프'에서의 모성, '테이크 쉘터'의 현명한 아내, '언피니시드'의 강인함 안에 숨겨논 공포를 표현함을 넘어선 또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 엔딩씬 이외의 그녀의 여성성은 영화내에서 거의 부각되지 않는데 오사마 빈 라덴을 향한 강한 집념의 연기는 이번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놓친 것이 너무 아쉬울 정도다. 어찌보면 제로다크서티의 '마야'를 연기한 제시카 차스테인은 감독의 페르소나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고문이라는 해석을 관객에게 넘기는 부분은 아쉬웠지만 엔딩씬은 분명 그녀는 미국쪽만을 옹호하는 입장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훌륭하다.
★★★★
2013년 3월 8일 금요일
Flight
너무나도 반가운 로버트 저메키스의 실사영화.
그는 역시 드라마에 강하다. 예고편만 보고 재난영화로 오해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 것 같지만, 이 영화는 재난영화가 아니다. 알콜중독자인 윕 기장의 이야기다.
요즘 관객들에게는 조금 호흡이 느려서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긴 호흡을 덴젤 워싱턴의 연기를 느끼는 여유로 쓴다면 영화의 재미가 더 크게 다가올거라 생각된다.
영화내 몰입도가 가장 높은 초반의 비행기 추락신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는데, 왠만한 액션영화의 오프닝보다 환상적이었다. 훈훈하게 마무리 짓는 엔딩도 그러하며 오랜만에 로버트 저메키스식의 영화를 마음껏 즐긴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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