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8일 수요일

Haywire


좋은 배우들을 다 모아놓고 의미없이 소모했다.
이완 맥그리거, 채닝 테이텀, 마이클 패스밴더, 마이클 더글라스, 안토니오 반데라스. 이들은 주연인 지나 카라노의 주변 도구들 처럼 등장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밍숭하다. 전직 격투기선수 출신의 지나 카라노의 액션신은 화려하지만 이미 트레일러로 소모한터라 영화내에서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있다. 아마 트레일러를 보지 않은 사람은 꽤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다.
소더버그가 요즘 다작을 하고 있는데, 그의 스타일은 묻어나지만 그저 눈만 즐거운 킬링타임용 이상은 아닌 작품이라 생각된다.

2012년 11월 25일 일요일

Take Shelter


감독 제프 니콜스의 개성이 묻어나는 영화.
장르를 한마디로 정하기 힘든데, 스토리는 이렇다.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평범한 가장 커티스는 어느날 부터 폭풍과 관련된 악몽을 꾸며 그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힌다. 자신이 조현증(정신분열증)과 편집증 증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막연한 공포를 이겨내지 못한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커티스의 엄마가 그 병의 확신까지 안겨준다. 그런 정신병 속에 커티스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병을 이겨내려 노력하고 또 현명한 부인 사만다는 그를 잘 내조한다.
이렇게 가족 드라마로 영화가 마무리 되는 듯 하더니 커티스가 꿈에서 보고 경고해왔던 실제 기름같은 비를 흩뿌리는 엄청난 폭풍이 몰려오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커티스의 정신병이 마지막에 예언의 능력으로 엔딩을 맺었는데, 이런 기이한 현상에 영화의 초점이 맞춰져 있지는 않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 무너지는 커티스의 모습과 그를 밑에서 받치며 일으켜 새우는 사만다, 그리고 그들에게 힘이 되는 청각장애인 딸 한나. 가족이라는 하나의 모습으로 역경을 헤쳐나가는 드라마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마이클 섀넌의 연기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미묘한 감정선을 연기하며 전율을 줄 정도였으며 제시카 차스테인의 탄탄한 연기도 그를 잘 보조한다. 사실 마이클 섀넌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이 영화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78년생의 젊은 감독 제프 니콜스의 차기작과 마이클 섀넌이 연기할 수퍼맨에서의 조드장군이 기대된다.

2012년 11월 21일 수요일

Cahiers du Cinema Names Top Ten Films of 2012



1. Holy Motors, Dir. Leos Carax
2. Cosmopolis, Dir. David Cronenberg
3. Twixt, Dir. Francis Ford Coppola
4. 4:44 Last Day on Earth, Dir. Abel Ferrara
5. In Another Country, Dir. Hong Sang-Soo
6. Take Shelter, Dir. Jeff Nichols
7. Go Go Tales, Dir. Abel Ferrara
8. Tabu, Dir. Miguel Gomes
9. Faust, Dir. Alexander Sokurov
10. Keep the Lights On, Dir. Ira Sachs

2012년 11월 9일 금요일

파수꾼



개인적으로 여지껏 본 한국영화 중에 최고라고 감히 말해본다. 연출,각본,구성 삼박자가 완벽하다. 데뷔작으로 이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다니, '윤성현'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82년생의 어린감독이 만든 영화라서 그런지 내가 공감할 수 있었던 요소가 상당히 많았지만, 여성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디테일한 감정선을 이해하기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훈이라는 엄청난 배우를 발견. 그가 건축학개론으로 대중적으로 이름을 날리기 전이었다. 그의 연기력에 감탄해 그가 출연했던 SBS의 드라마를 시청했었는데, 드라마의 연기는 상당히 어색했고 실망스러웠다. 아직은 충무로의 느낌이지만 앞으로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마지막샷의 여운은 상당하다.
동윤의 마지막 대사와 눈물은 많은 의미를 함축했다고 본다. 기태에게 받았던 우정이라는 감정을 스스로 재확인하며 미안함의 감정을 느꼈던 것이 가장 컸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상처로부터 지키려는 파수꾼이다.



P.S
영어 제목인 "Bleak Night"는 "음산한 밤"으로 해석될 수 있겠는데,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자주 보내는 늦은 밤의 느낌으로 안개가 살짝 껴있는 차가운 밤공기를 나타내는 것 같다.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 때의 젊은 남자들 사이에서 도는 그러한 기운이 그것과 닮지 않았을까?

2012년 11월 8일 목요일

부러진 화살


 사법부의 오만을 질책하다.
뒤늦게 본 '부러진 화살'은 사실 어떻게 보면 트렌드화되고 있는 사회고발성 영화다. 저예산으로 제작되기도 하였고, 흥행을 노리고 반든 영화라고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의 흥행은 도가니부터 시작된, 우리가 몰랐던 진실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사실 도가니도 영화적인 측면으로는 상당히 미흡했던 것처럼, 이 작품도 전체적인 구성과 진행은 그렇게 매끄럽지 못하며, 조연들의 역할도 상당히 미비하다. 오로지 석궁 사건을 두고 김경호 교수(안성기)와 재판장의 대결구도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런 진행에도 상당한 몰입감을 주고 지루할 틈이 없는 이유는 보는 관객은 모두 느낄 사법부의 오만과 그에 따른 분노 때문일 것이다.
곧 개봉될 남영동1985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