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007 감독으로 샘 멘데스는 적임자가 아니었다.
샘 멘데스의 스카이폴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야기의 중심을 '본드'에 두었기 때문이었다. 샘 멘데스는 인간에 집중하는 이야기에 강하다. 그래서 흡입력 있으면서도 클래식한 007의 재정리를 성공적으로 완성했다. 새로운 M을 만들고 머니페니와 Q를 부활시켰다. 하지만 그 완성을 스펙터에서 스스로 무너뜨린다. 우선 크레이그의 본드는 마초와 쿨함 그리고 냉소의 캐릭터로 완성이 되었지만, 스펙터는 그 캐릭터를 다 망가뜨렸다. 스카이폴에서 시작을 알리자마자 스펙터에서 급하게 극을 끝내버린 느낌이랄까. 또한 차세대 007에 맞지 않는 긴 호흡을 갖고 있다. 모든 것의 밸런스가 어긋나있다. 각본 또한 유치하기 그지없다. 이건 클래식과 올드한 클리쉐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브로스넌의 수준낮은 007 시리즈로 돌아간 수준이다. 카지노로얄이 성공했던 이유는 007이 진화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영국 자부심에 기반한 낡은 매너리즘에 빠진 결과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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