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도투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마르퀴스를 연기한 프랑수아 다미앙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내적방황을 하면서 서툴고, 또 금새 자기방어를 하지만 나탈리는 마르퀴스의 그런 모습에 서서히 끌림을 느낀다. 반대로 사장은 마르퀴스와 대칭점에 있는 인물로 묘사되는데 나탈리를 꼬시려 고급 레스토랑에서 디져트까지 곁들이며 와인으로 그녀를 취하게 하려 노력한다. 반대로 나탈리에게 데이트를 신청한 마르퀴스는 사전에 디저트는 생략하겠다 약속을 했고, 허름한 중국식당에서 맛없는 음식을 먹지만 이상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런 순수하고 따뜻하며 일상적인 대화가 끊이지 않게 가능한 그에게 끌림을 느낄 때 쯤 마르퀴스는 밀당(?)을 하고 결국 외모적으로(?) 안어울리는 커플이 탄생한다. 마르퀴스와 나탈리의 만남은 낄낄거리다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장면들로 연속된다.
엔딩장면이 무엇보다 가장 인상깊었는데, 나탈리의 할머니댁에 가서 그의 과거 남편인 프랑소와가 뭍인 곳도 보게 된다. 집앞 정원쪽에서 나탈리와 숨바꼭질을 하면서 마르퀴스의 독백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데 그 말은 이렇다.
"내가 숨어야 할 곳은 당신의 아픔이 있는 이 가슴속이에요."
사랑하는 그녀의 과거의 아픔을 감싸주고 지켜주는 사랑이라…
과연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그런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