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2일 화요일
Zero Dark Thirty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조여오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허트로커에서도 밀리터리물의 능력을 마음껏 보여준 캐스린 비글로우는 이번 작품에서 조금 더 진보한 듯한 느낌이다. 하이라이트 부분인 빈 라덴의 요새에 침입하는 장면의 긴장감은 상당하다. 시각적인 정보를 제한하고 현장감의 압박으로 가득 차있다.
또한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헬프'에서 보여줬던 발랄함과 사랑스러움, '트리 오브 라이프'에서의 모성, '테이크 쉘터'의 현명한 아내, '언피니시드'의 강인함 안에 숨겨논 공포를 표현함을 넘어선 또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 엔딩씬 이외의 그녀의 여성성은 영화내에서 거의 부각되지 않는데 오사마 빈 라덴을 향한 강한 집념의 연기는 이번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놓친 것이 너무 아쉬울 정도다. 어찌보면 제로다크서티의 '마야'를 연기한 제시카 차스테인은 감독의 페르소나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고문이라는 해석을 관객에게 넘기는 부분은 아쉬웠지만 엔딩씬은 분명 그녀는 미국쪽만을 옹호하는 입장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훌륭하다.
★★★★
2013년 3월 8일 금요일
Flight
너무나도 반가운 로버트 저메키스의 실사영화.
그는 역시 드라마에 강하다. 예고편만 보고 재난영화로 오해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 것 같지만, 이 영화는 재난영화가 아니다. 알콜중독자인 윕 기장의 이야기다.
요즘 관객들에게는 조금 호흡이 느려서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긴 호흡을 덴젤 워싱턴의 연기를 느끼는 여유로 쓴다면 영화의 재미가 더 크게 다가올거라 생각된다.
영화내 몰입도가 가장 높은 초반의 비행기 추락신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는데, 왠만한 액션영화의 오프닝보다 환상적이었다. 훈훈하게 마무리 짓는 엔딩도 그러하며 오랜만에 로버트 저메키스식의 영화를 마음껏 즐긴 느낌이다.
★★★☆
2013년 2월 27일 수요일
Stoker
편집적으로 미쟝센에 집착하다.
쇼트들은 너무 아름답고 환상적인 편집과 시퀀스는 정말 훌륭하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무게감 없이 붕 뜬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어찌보면 감독의 의도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스토커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각 캐릭터들이 목적의식을 향유하지 않고 서로 공감,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본능에만 충실한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부분이 아닌 다른 곳을 이야기 하고 있고, 그 감독의 의도를 매튜 구드와 니콜 키드먼은 이해하지 못한 듯 연기한다.
미아의 연기를 보면서 뱀파이어 영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뱀파이어 영화여야만 이 영화는 더 납득이 간다. 이게 무슨 사이코패스영화인가 라는 감상을 지우려면 말이다.
★★★
2013년 2월 20일 수요일
Last Stand
용산CGV에서 GV시사회.
기대했던 선에서는 만족감을 받을 수 있던 영화였다.
역시 기본감각이 탁월한 감독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라스트 스탠드에 그 이상을 바라고 보는 사람도 없겠지만 영화는 지루할틈 없이 유쾌하고 시원하게 흘러간다. 오락영화의 기본공식을 잘 따라가고 있는데, 헐리웃시스템에 잘 녹아들어 이룬 나름의 쾌거라고 생각한다. 북미에서의 참패는 영화의 완성도 문제라고 하기 보단 아놀드의 현재 인지도의 영향이지 않을까...
크게 흠잡을 부분도 없고 크게 감동할 부분도 없는 전형적인 킬링타임 영화.
★★★
2013년 2월 3일 일요일
the social network
데이빗 핀쳐의 테크닉에 또 한번 감탄했다.
어찌보면 그다지 특색없는 각본을 빠른 교차편집의 속도감을 더해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이는 능력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정신없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 같지만 이해는 쏙쏙 되는, 이게 바로 데이빗 핀쳐의 능력이 아닐까. 게다가 핀쳐는 '스타일리쉬'하다는 것을 매번 자신의 영화에서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그 외에 제시 아이젠버그, 엔드류 가필드, 팀벌레이크의 연기도 모두 좋았다.
★★★☆
2013년 2월 2일 토요일
Vous n'avez encore rien vu, You Haven't Seen Anything Yet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사람의 여러 감정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이해하기 쉬우면서 공감도 가지만, 답은 주지 않는다.
왕년에 자신이 연기했던 연극을 보며 맡았던 배역에 빠져드는 연출과 연기가 너무 좋았다.
대사도 연극톤이라 셰익스피어의 문학처럼 아름답게 들렸는데 매우 이색적인 연출효과와 우아한 조화를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제목과 같이, 보고나서도 명확한 메시지는 아니지만 무언가 남아있고, 또한 특정한 질문조차 할 수 없는 요상한 여운이 남는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It was a very good year" 엔딩곡은 조금 더 내 과거의 회상과 그에 대한 영화와 관련된 무수한 질문들과 이미지들을 떠올리며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해준다.
★★★★☆
2013년 1월 29일 화요일
베를린, The Berlin File
간단하게 말하자면 기대 이하였다.
가장 큰 문제는 대사전달력인데, 내용의 플롯은 이해가 힘들 정도로 복잡하게 꼬여있지는 않은데도 불구하고 대사가 안들려 이해가 힘들어 진다는 점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지만, 어색한 북한억양은 처음에 너무 거슬렸다. 의외로 전지현의 연기가 좋았는데 그녀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차기작들이 기대가 된다.
액션부분은 확실히 관객을 조여오며 숨가쁘게 진행되지만 여지껏 봐왔던 할리우드의 액션씬들과 너무나도 겹쳐보였다. '미션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의 오프닝 미장센과 '퀀텀오브솔러스', '이퀄리브리엄' 등 다른 영화가 생각나는 개성 없는 액션은 그다지 좋을게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동선과 장치에 너무나도 신경쓴 나머지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점들만 줄줄이 열거했는데, 국내 블록버스터로써의 오락성은 상당하다.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할 새 없이 흘러간다.
아쉽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서 류승완 감독에게는 더 이상을 기대할 무언가는 없다는 개인적인 확신이 생겼다. 오히려 전작인 부당거래가 훨씬 좋았으니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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